미디어의 범람과 외모의 중요성


2015년 현재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30~4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외모에 대한 집착이 더 커져갔다.


조선시대야 미디어라고 할만한 게 없던 시절이고

개화기나 돼서야 신문이 생겼다.


1970년대에는 흑백TV도 제대로 없는 집이 많았다.

옹기종기 모여서 온 동네 사람들이 TV를 보던 시절이다.


예전에는 이처럼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적다보니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한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다.

동네라고 해봐야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고

남자든 여자든 꾸미는 일은 별로 없었다.


외모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주로 접하던 미디어는 어쩌다 보는 TV(그나마 흑백 위주)와 스포츠 신문 정도일 것이다.


이게 80년대를 넘어서며 컬러TV가 보급되고 87년 민주화 이후 연예계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인다.

댄스 가수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90년대 초 대중문화의 대폭발이 일어나고 그 이후는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들이다.


소프트웨어적 측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 측면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많은 매체들이 등장했고 90년대 컴퓨터의 보급으로 점차 우리는 미디어를 접하는 일이 많아졌다.

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그것은 한 차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2000년대 초 다음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등장과 캠 문화의 발달은 

셀카(selfie) 문화를 확산시켰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도 결정적이었다.


특히 거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싸이월드이다.

미니홈피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싸이월드는 그야말로 대단한 변화를 몰고 왔다.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경쟁적으로 올리기 시작했고

또래 집단 사이에서는 그것을 공유했다.


이제 친구들 사이에 외모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전까지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미니홈피는 방문자수, 방명록, 댓글 등으로 수치화 돼서 나타나기 때문에 

외모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방문자 수도 많고 공식 홈페이지에도 등재되어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싸이월드 이후에도 각종 SNS가 등장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기본 컨셉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을 극단적으로 나타낸 것이 현재는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글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사진만으로 말한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의 모바일 메신저, SNS 등에서도 자신의 사진은 중요한 아이템 중 하나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할 때 결혼사진을 찍는다.

해가 갈수록 점점 연예인 화보촬영 하는 방식을 따라간다.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가 연예인들을 접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난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점점 자신들의 사진을 서로 공유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외모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우리의 일상 어디에서나 외모가 평가받고 있다.


전국민의 연예인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매체의 발달이 불러온 사회현상이라고 해야할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잘 알 수 있다.

예전처럼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은 거의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외모를 사진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의 범람 속에 우리는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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