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타임즈』 감상문



  영화 『모던 타임즈』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미국 사회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은 20세기 초 포드주의와 테일러주의에 의한 혁명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공산품의 가격은 대폭 하락하며 중산층들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차 대전 승리 후 호황이 계속되었고, 이후 경기상승을 지탱한 과잉자본이 주식투기로 이어졌다. 


주식투기로 주식시장은 엄청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1929년 10월 결국 거품이 빠지며 대폭락하게 된다. 대공황이 찾아오며 지금까지 생산했던 제품들을 구매할 소비자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제품을 팔지 못한 기업들은 도산에 내몰렸고, 기업의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었다.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자 소득 감소로 소비를 줄였는데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경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역설했던 세이의 법칙이 무너진 것이다. 


 이렇게 경제는 혼자서 호황과 불황을 오갔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언제나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산업혁명 초기의 어려운 환경을 지나 기계가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되면서 인간은 기계의 보조원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노동자들은 철저하게 분업화된 작업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었고, 창의성은 말살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단순 반복 노동만 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도 찰리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볼트 조이는 일만 계속하다 정신병에 걸리게 된다. 무엇이든 다 조이려고 하는 로봇이 된 것이다. 또 공장의 사장은 노동자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의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밥 먹는 시간조차 아끼려 한다. 그 방법으로 사장은 자동 식사 기계를 도입하려 했지만 기계의 결함으로 실패한다. 


찰리가 기계로 밥을 먹는 장면은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소름이 끼친다. 이미 자본가의 입장에선 노동자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로봇이나 가축으로 여겨진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1930년대의 인간성을 상실한 노동자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그리고 대공황 시기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끼니조차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에 나온다. 한 소녀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빵을 훔치다 경찰에 잡히고, 한 무리의 남자들은 백화점에 무단 침입하여 음식을 먹는다. 이미 그 당시 세계 최고의 부국으로 손꼽히던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좀 더 많은 사람이 좀 더 풍족하게 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경제가 일반 대중이 아닌 소수를 위한 경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도 소수의 투기세력에 의해 주식시장에 거품이 형성되었다 빠지며 대공황을 맞이했고, 공황의 피해는 대부분 평범한 서민들이 보았다. 영화 속의 소녀도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카바레에 취직하며 직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찰리는 영화의 끝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는 잘 해낼 수 있다고. 


그의 말처럼 미국의 경제는 다시 살아났고, 노동자들의 삶도 점차 개선되었다. 일반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을 꿈 꿨던 그의 이상은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다.


2014년 5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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