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과정에서 미적분 내용을 제외하는 문제에 대한 고찰


* 이 글의 교과과정은 문과 수학을 전제로 함.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평생 살면서 미적분 쓸 일이 얼마나 되냐? "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삭제 반대자의 경우 반응이 크게 두 개로 나뉜다.


1. 그럼 다른 과목은 얼마나 쓰는데?


2. 많이 쓴다.



1의 경우에 대한 반박을 해보자면


사실 많이 쓴다 안 쓴다의 개념보다 당위적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수 있다. 한국사? 뭐 안 써도 별 지장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땅히 알아야할 지식과 개념에 가깝다.


국어 : 책 읽는 데 쓴다.

영어 : 말할 필요도 없다.


사회는 과목별로 나누어 얘기 해보면


한국사 : 한국인이 한국 역사 공부하는 건 당연하다.

세계사 : 한국의 역사는 따로 형성된 것이 아니므로 세계사적 관점에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


한국지리, 세계지리도 비슷하다.


윤리 : 철학 맛보기와 시민 사회에서 갖추어야할 덕목들을 학습한다.


경제 : 경제를 알아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안다.


법과 정치 : 헌법부터 생활법률, 정치는 우리가 시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할 지식.


사회문화 : 사회를 바라보는 눈



하지만 이런 반박을 해도 위 과목들에 대한 당위성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저걸로 밥 먹고 사냐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 그런 사람들은 먹고사니즘+기계적 합리성에 매몰된 사람들이라고 본다.


당위성을 받아들이지 못 하면 서로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2에 대한 반박


많이 쓴다는 사람들은 주로 이과 출신에 이공계를 나와서 그쪽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자기는 많이 쓰고 도움 받고 있으니까 당연히 많이 쓴다고 하는 거다.


하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소수에 해당한다.


또 문과에서도 경제학 경영학과 출신들이 많이 쓴다고 그러는데


사실 학부 수준에서는 별로 어렵게 쓸 것도 없다. 대학 1학년 때 배워도 충분하다.


학생들이 못 알아듣는 건 교수들 강의력 부족을 탓해야지.

신림동이나 노량진 가면 알기 쉽게 잘 설명해준다.


그리고 수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 상경계 교수들이 거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학위 받았다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것은 곧 자유주의 주류 경제학을 공부했다는 의미가 된다. 

얘네가 하는 게 전부 수리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니 수학을 엄청나게 쓴다.


자기가 공부한 게 그건데 학생들한테도 당연히 그렇게 가르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수학이 필요하고, 많이, 어렵게 공부해야 하는 게 맞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무튼 미적분을 많이 쓰냐 안 쓰냐는 안 쓰는 쪽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정리하면


미적분 제외 반대론자들의 이런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런 식으로 주장할 게 아니라 미적분을 공부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 훨씬 낫다.

미적분을 공부하면 논리적 사고력이 길러진다는 내용을 위주로 논지를 전개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 한다.


개인적으로도 수학이 논리력을 길러주는데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본다.


우리가 철학이나 역사를 공부해야 더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미적분 같은 수학을 공부하면 더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추어서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더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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