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4국 기보, 보고 느낀 점


이세돌 9단의 승리는 정말 감동적이다. 그는 이 대결을 통해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 것 같다.


"내가 백으로는 한 번 이겼으니 5국은 흑번으로 두고 싶다"는 이세돌 9단. 정말 이 사람은 천재구나싶다. 범인과는 발상부터가 다르다.



오늘은 대국에 대한 해설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그것보다 인간 이세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난 바둑기사로서의 이세돌은 잘 알았지만 인간 이세돌은 잘 몰랐다. 이번 대결에서 계속 이어지는 인터뷰를 보면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본성이 나온다.


보통 사람같았으면 벌써 정신적으로 무너졌을 상황이었지만 그는 의연했다.

이미 3패를 당해 전체 대결에서는 패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바둑에만 몰입했다.


천재와 범인의 차이는 재능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런 정신적인 부분도 큰 것 같다.

천재는 어떤 시련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는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조그마한 시련에도 금방 쓰러진다.

그게 나와 이세돌의 차이다.


3국에서의 절망적인 패배 이후 4국은 나도 마음을 비우고 보았다.

지금까지의 실력으로 봤을 때 이세돌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그는 "알파고가 신은 아니다. 약점은 있다"고 말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했다.


위대한 인간의 위대한 승리.


이세돌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그것은 나에게 커다란 감동이었다.

나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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