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은 농심배 예선에 나가야 하는가?


사실 이 문제는 아주 예전부터 논쟁이 있었던 주제이다.

박정환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예전에는 이창호였고 이세돌이었고

최철한, 박영훈, 김지석, 강동윤 같은 기사도 해당한다.


"최상위권 기사가 굳이 농심배 예선까지 나가야하는가.

시드를 주어야 하지 않나."


이런 주장이 많았다.


반대로

"실력이 있으면 당연히 예선 통과하겠지 뭐가 문제야?"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먼저 시드를 주어야한다는 입장을 들어보면


전원 예선을 통해 선발하는 것은


1.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최상위권 기사들을 혹사시키는 것이다.

2. 이미 다른 기전에서의 대국을 통해 랭킹을 산출하는데 굳이 새로이 예선을 할 필요는 없다.

3. 혹시라도 최상위 기사가 예선 탈락했을 경우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출전한다.



이 세 가지가 핵심 주장이다.



이와 달리 시드 필요 없이 전원 예선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들어보면


1. 국가대표는 공정한 예선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 맞다.

2. 그렇게 잘 두면 예선 통과하겠지. 예선에서 이긴 사람이 국가대표의 자격이 있다.

3. 다 시드 줘버리면 다른 기사들은 아예 대회에 나갈 기회가 사라진다.



이 세 가지가 핵심 주장이다.



양쪽 다 충분히 일리가 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저 서로의 생각이 다른 것이다.


이 문제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보아야할 것이 있다.


바로 대국 수의 문제이다.


최상위 기사들의 경우 너무 많은 대국을 하고 있다.

심할 경우 1년에 90판 100판 110판씩 대국을 하는데 이것은 매우 심각한 혹사다.

박정환의 경우 작년에는 적게 둔 편이라 82국을 두었다.

(이건 대회 자체가 많이 열리지 않았기때문에 줄었다고 봐야한다.)


거기다 공식 기록에도 안 잡히는 초청대회 대국도 상당히 있다.


일류 기사들의 대국수는 지금보다 더 줄어야 하는 게 맞다.


반면 평범한 기사들의 경우 1년에 50판이면 많이 두는 편이다.

20~30판 정도 두는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이 기사들은 1판이라도 더 많이 두고 싶을 것이다.


두 집단간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농심배는 시드를 주는 게 맞다고 본다.

국가대항전이라면 세계대회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내보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초일류 기사들은 자잘한 대국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이건 혹사에 불과하고 초일류 기사끼리의 대결을 더 늘릴 수 있는 대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예기사나 일반 기사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늘려야한다고 본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돈의 문제이기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농심배 시드 문제는 주최 측이 알아서 할 문제인 것 같다.

어차피 주최 측의 입장이 중요하지 다른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해봐야 별 소용 없는듯 하다.


흥행에 더 도움되는 쪽이 어떤 쪽인지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혹사고 뭐고 그들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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