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막장 드라마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작가나 감독의 능력 부족 일수도 있고,

과도한 분량 늘리기로 인한 폐해일수도 있다. 혹은 제작사의 자극적 소재 요구이거나.


그 외에 그런 드라마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럼 이들은 왜 이런 장르를 선호하는 걸까?


처음에는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저런 수준 낮은 드라마를 보는 걸까.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다.


밖에서 머리 아픈 일들을 많이 겪고 나면 그저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어차피 머리 쓰는 일은 회사나 학교 혹은 다른 어딘가에서든 하고 온다.


굳이 집에서까지 머리 아픈 드라마를 보고 싶진 않다.


단순하게 치고박는 싸움, 다 때려부수는 영화같은 게 땡긴다.


아무 생각없이 그런 드라마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 하나의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논의점도 있다. 


'막장'의 정의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소재가 막장이면 다 막장일까?

불륜, 폭력, 출생의 비밀이 나오면 다 막장일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햄릿>은 시동생과 형수의 불륜극이며 남편이자 형을 죽이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죽은 왕의 아들이 그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알렉산드르 뒤마의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서도 출생의 비밀이 나온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도 결국 따지고보면 불륜 이야기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를 들 수가 있다.

소재 자체로 그 드라마를 막장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막장인가?


개연성이 부족하다.


막장 드라마의 대부분은 소재가 문제가 아니라 극을 이끌어가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극중 등장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야기가 왜 이렇게 전개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게 많다.


대본이 실시간으로 나오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때그때 제작사의 의견 혹은 시청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본을 쓰기도 한다.


이러니 극이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전혀 생뚱맞은 전개가 나오니 시청자들이 납득하질 못 한다.


대표적인 게 <아내의 유혹>이다.

이 드라마는 점 하나 찍었다고 다른 사람 되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 외에도 막장의 대가 임성한 작품들을 보면 진짜 황당한 내용들이 아주 많다.

이게 뭔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데 되는대로 쓰는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흔하고 식상한, 혹은 나쁜(?) 소재라도 잘 쓰면 된다.

그 잘 쓰는 게 어려워서 문제지.


결론은 막장은 소재만으로 막장이라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소재가 극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얼마나 개연성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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