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보고 느낀 점

* 정식 리뷰는 아니고 보고 느낀 점들 나열한 것.


곡성 봤는데 몰입감이 아주 대단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세세한 메타포들을 다 알지는 못 하겠지만 대충의 의도는 알겠네.


곡성 보고 한 번에 이해 못 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건 아주 당연한 일. 감독이 대놓고 니네 이해하지 말라고 내가 비비 꼬았음ㅋ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맥거핀도 많고 여러 장르 다 비벼 넣고 개연성 없이 사건 나열함.


기승전결도 없음. 결론 그딴 거 없음. 감독의 의도는 주인공이 겪었던 혼란을 관객들도 느꼈으면 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기독교, 토속신앙, 오컬트 장르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 영화를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음.


곡성 천만관객용 엔딩 봤는데 진짜 웃기네 ㅋㅋㅋ 딱 전형적인 그런 영화


중간에 좀비씬 나왔던 건 좀 웃겼음. 갑자기 좀비물로 가서 어처구나 없어서 웃음 나옴ㅋㅋ 이 영화는 여러 장르를 버무리다보니 그런듯.


리뷰 찾아보는데 장모 떡밥 보고 소오름. 사람의 생각이란 정말 다양하다는 걸 느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냥 떡밥일뿐이라고 봄.


곡성 리뷰 중에 공감 가는 내용은 "이야기 전개가 관객의 예상대로 가면 감독이 택할 수 있는 것은 깜짝 놀래키거나 잔인성에 기대는 것 뿐이다. 이 영화는 예측대로 가지않고 종잡을수 없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무기다"라는 것.


감독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이 안정을 찾지 못하게 하는 게 주 목적이었다. 나는 그렇게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가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함. 누구는 하나도 안 무서웠다고 하는데 긴장감과 무서움은 약간 결이 다른듯.


누군가는 무서웠을수도 있고 안 무서웠을수도 있는데 긴장감은 계속 가지고 있도록 만드는 영화라고 본다. 나는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대단히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2시간 30분의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개연성이 별로 없는 것은 감독이 의도한 거라고 봄. 개연성을 일그러뜨리고 그 빈 공간에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주는 것.


곡성이 맘에 안 든다는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의미 없는 정보가 많다는 것. 무언가 논리적으로 이어져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불만이라고 한다. 이건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인 거 같음. 결과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때로는 원인 없는 결과도 있을 수 있다는 게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점이 아닐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것도 인간 본성때문인듯. 오히려 결과를 알 수 있는 악재는 악재가 아닐 때도 있음.


<곡성>에서 효진을 연기하는 김환희는 2002년생으로 올해 중2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초딩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냐고 극찬을 하다가 중학생임을 알고 납득하는 경우를 종종 봄. "그러면 그렇지 역시 중학생은 되니까 이렇게 할 수 있지" 뭐 그런거.


근데 곡성 촬영기간은 2014.08.31 ~ 2015.02.27 로 영화 찍을 당시에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결국 초딩의 엄청난 연기력이었다는 사실.


곡성은 촬영 끝나고 1년 2개월 동안 편집하고 완성된 영화. 언론 시사회 며칠전에야 편집이 끝났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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