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고



 1. 사랑도 학습이 되나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다투는 이유를 이성 간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기 때문에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사고방식, 생활양식 등이 달라서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싸우는 사례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각 사례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남녀 간의 싸움은 일상적이기에 이런 주장은 굉장히 솔깃하게 들린다. 마치 이 책을 통해 학습하면 남녀 사이가 아주 매끄럽게 진행 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2.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이 책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남녀 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성인과 금성인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가야 한다. “남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비로소 사랑은 꽃을 피울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분명 좋은 말이다. 이건 사실 이성 관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르다. 전 세계에 60억 인구가 있다면 60억 개의 생각과 마음이 존재한다. ‘남녀’의 차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차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나에게는 공허하게 느껴졌다. 마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 책에서는 


1. 주도적이 되라,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등과 같은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이와 비슷하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책 후반부에서 ‘여자에게 점수 따는 101가지 방법’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 좋은 내용들이다


. 심지어 100번 째 방법은 이 항목에 더 추가할 것이 있냐고 그녀에게 물어보라는 내용이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 말로는 누구나 성공하고, 연애의 달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다. 절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며 사람마다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 적용을 할 수 없다.


3. 사랑은 수학이 아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던 것은 저자가 남녀 이분법적 구조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우리 수업에서도 반증 사례들을 여럿 보았으며,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별로 맞지 않는 주장들이 꽤 있었다. 남녀 간의 사랑은 공식을 대입해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걸 한 없이 추구하는 것이다. 연애를 글로 배울 수는 없다. 직접 부딪혀서 느끼고 깨져봐야 조금씩 성숙해지며 사랑을 알아갈 수 있다. 


2013년 5월 19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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