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의 맥클린 언급 논란 정리


2015.8.23 WBA - 첼시전 전반 36분 경 박문성 해설위원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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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가 한 번 맥클린이요 그때 보면

전몰자를 추모하는 포피를 달잖아요.

2차대전 희생자들을 기리는 양귀비꽃을 다는데 그거를 거부했습니다. 안 달겠다고.

그래서 이제 전쟁이나 아마 그 문제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굉장히 영국 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고 질타를 많이 받았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웨스트 브롬의 팬들만이 아니라

그랬던 거에 대해서 어딜가나 약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이유로 야유를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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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 발언과 페북 답글로 보아 1차대전과 2차대전에 대한 혼동이 약간 있는 것 같습니다.

Remembrance Day는 1차대전 희생자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나치는 2차대전이지요.


박문성 위원이 언급한 사건은 맥클린이 Remembrance Day 행사의 일환으로
remembrance poppy(추모 양귀비꽃)가 박힌 저지를 입는 것을 거부했던 사건입니다.

On 10 November 2012, McClean chose not to wear a jersey with a remembrance poppy in match against Everton, instead opting for a jersey without a poppy woven into the fabric.


박문성 위원은 이 날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좀 영국 측 입장에서 얘기한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1차대전 때 아일랜드인들도 희생된 것은 맞습니다만 여기에는 그 배경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1차대전(1914~1918)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지였습니다.
영국은 아일랜드의 자치를 보장해준다는 조건으로 아일랜드를 참전하게 합니다.

그러나 아일랜드 내부에서도 이같은 결정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식민지배를 당하는 아일랜드인 입장에서는 전쟁에 왜 참가해야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던 사람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찌됐건 자신들을 수 백년간 식민통치했던 영국이 치르는 전쟁이니까요.


아일랜드인이면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1차 대전 희생자를 추모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복잡한 역사를 생각해보면 추모를 거부할 수도 있겠죠.



박문성 위원이 이러한 점을 이야기해주었다면 더 좋은 해설이 되었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드네요.


근데...당시 경기장에서 야유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고 해설자 입장에선 그걸 설명해 줘야 되는 상황이었음. 무슨 박문성이 지식 자랑한다느니 하는건 너무 과한 생각인듯. 말미에 멕클레인이 아일랜드 사람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죠...라고 덧 붙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솔직히 박문성도 그리 깊게는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일개 축구 해설자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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