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과 한국 사회

 

1. 문화자본이란 무엇인가?

 

문화자본이란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제시한 개념이다. 이 글에서는 부르디외의 저서를 참고하여 문화자본 개념을 설명하려 한다. 이하의 내용은 부르디외의 저서를 참고해 이동연이 쓴 <문화자본의 시대>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부르디외에 의하면 문화자본은 상징적 표현이 화폐나 재산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지배계급에 의하여 결정된 교환가치로 정의된다. 부르디외는 문화를 단순히 정신적인 산물만이 아니라 자본의 형태를 가진다고 말하였다. 이때 자본은 화폐가치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취향을 드러내는 심미적 가치와 학력과 혈통에서 축적된 사회적 자산을 포함한다. ‘문화의 자본은 화폐경제와는 달리 계량적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물질성을 잠재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개인과 집단 일체의 상징적, 정신적, 심미적 능력과 그것의 축적 상태로 정의된다.


이것은 경제적 부를 결정하는 화폐자본보다 개인의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근본적인 것으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한 사회의 문화적 표상과 수준을 결정한다. 문화자본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주체, 혹은 집단적 장과 그렇지 못한 주체, 혹은 집단적 장 사이의 문화적 구별 짓기를 시도한다. 문화자본은 언어 능력, 문화예술의 정보와 지식 습득능력, 문화적 취향의 형성과 문화적 능력으로 인한 자본의 취득으로 인한 계급의 불평등 관계를 유지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개념은 그런 점에서 세 가지 형태를 가진다. 첫째는 체화된 문화자본으로서 개인의 몸에 각인된 품위, 세련됨, 교양의 수준을 가늠한다. 둘째는 객관화된 문화자본으로서 그림, , 음반 등 문화적 재화 형태의 자본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문예술인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특정 구매자들이 형성하는 자본이다. 셋째는 제도화 된 문화자본으로서 학위와 자격증 형태의 문화자본을 말한다. 이상이 부르디외 문화자본 개념의 간략한 설명이다. 이 글에서는 부르디외 문화자본 개념 중 체화된 문화자본과 제도화된 문화자본을 중심으로 서술하려 한다.


2. 한국 사회에서의 문화자본

 

한국사회에서의 문화자본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첫 번째는 학력자본이다. 학력자본은 제도화된 자본의 한 형태로서 학위나 학벌 등을 말한다. 학력자본을 취득하는 과정에서는 경제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70년대까지는 부모의 경제자본이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많이 낮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가 돈이 많은 쪽이 입학하는 비율이 올라갔다. 그것은 서울대 입학생들의 부모의 소득, 직업이나 거주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입학생의 부모가 전문직이나 대기업 간부급 직원인 경우는 늘어나고 농업, 임업, 어업 등에 종사하는 부모의 수는 줄어들었다. 또한 강남8학군이나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의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 서울대 뿐 아니라 서울 시내 유명 사립대학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으로 대표되는 사교육이 번성하면서 대학진학은 돈에 의해 상당부분 결정된다. 이곳의 학원들은 1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다. 1달에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과외도 성행하고 있다. 영어 유치원, 사립 초등학교, 국제 중학교, 외국어 고등학교/과학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과정은 공식화되었다. 이제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편 80년대 까지만해도 대학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학력자본의 취득을 보장했지만 90년대 이후 대학 진학률이 극적으로 높아지면서부터는 양상이 달라진다. “한국의 학력자본의 권력은 학위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학위의 서열, 즉 특정 엘리트 대학의 학위에 의해 재생산된다. 특화된 학력자본은 기득권 사회를 보호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기제가 된다.”(Dongyeon, Lee)


반면 국내 대학 진학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었다. 80년대까지의 유학은 대부분 대학 졸업 이후 혹은 석사 졸업 이후에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는 <77>으로 대표되는 조기유학 붐이 일었다. 이미 상류층 사이에서는 미국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만약 학부는 한국에서 마치더라도 최소한 석사는 미국에서 하는 식이었다.


그것이 1993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홍정욱이 쓴 <77>이라는 책 때문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는 것은 당시 한국사회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학력자본 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중간 계급도 이 랠리에 동참한다. 1997IMF 외환위기라는 경제적 시련도 있었지만 유학 열풍을 막을 수는 없었다. 유학생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때 나온 용어가 기러기 아빠이다. "기러기 아빠는 한국에서 자녀의 교육을 목적으로 부인과 아이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아 뒷바라지하는 아버지들을 말하는 신조어이다."(Wikipedia)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한국도 경제적 성숙기에 접어들며 경제성장이 정체되었다. 또한 산업의 고도화로 노동력이 예전에 비해 덜 필요하게 되었다. 여기에 유학생들이 꾸준히 증가한 결과 이제 더 이상 유학이 큰 메리트가 아니게 되었다. 초기만 해도 유학생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한 학력자본을 의미했다. 당시는 미국의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 그 자체로 보증수표의 역할을 했다. 특별히 검증할 수 있는 수단도 없었기에 졸업장 하나만 보고 판단을 하였다.


2007년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학력위조 논란은 그런 점을 잘 보여준다. 전 동국대학교 조교수이자 2007년에 광주 비엔날레 공동 예술 감독으로 내정된 바 있는 신정아가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이 거짓으로 드러나며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촉발된 학력위조 논란은 각계각층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그 결과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자신들의 학력을 위조하였음이 드러났다. 이때 외국 대학의 학위는 상대적으로 검증하기가 어려웠기에 의도적으로 이용한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는 미국의 어느 대학이 좋은지 한국에서도 아주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따라서 이제 미국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의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가 중요해졌다. 국내 대학의 양상과 똑같다고 말할 수 있다. 2015년 한 소녀가 미국의 명문대인 하버드와 스탠포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는 신문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확인결과 천재소녀로 불린 이 학생이 두 대학에 합격했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에 입학 허가를 받아 천재 수학소녀로 보도된 미국 토머스제퍼슨 과학고 3학년 김모양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Kyunghyang)


그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불과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에서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이 상징하는 학력자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제 겨우 18살밖에 안 된 소녀가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처럼 학력자본은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력자본은 어떤 점에서 중요할까? 그 이유는 경제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창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최대 로펌이라 불리는 김앤장은 서울대 출신을 선호하기로 유명하다. 로스쿨이 생기기 전 법대가 있을 때에는 서울대 중에서도 법대 출신을 더 우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내 최대 로펌으로 법조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장법률사무소의 주력 부대는 서울대 법대 출신의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변호사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eraldcorp)


회계법인도 마찬가지이다. 출신대학 별로 할당량을 정해놓고 뽑는다는 말도 들린다. 때문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원래의 대학보다 더 좋다고 여겨지는 대학으로 새로이 편입하는 경우도 있다. “주목할 점은 연세대 경영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스펙이 당장 취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고스펙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굳이 '연세대'라는 타이틀을 따지 않더라도, 남부럽지 않은 학교에 재학 중이고, 학점과 토익점수도 높고 간혹 CPA(공인회계사) 합격자까지 있다.”(Ohmynews) 다른 전문직들도 비슷하다.


창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네에서 치킨집을 하거나 중국음식점을 한다면 학위가 필요 없다. 하지만 IT 스타트업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 영역에서는 열정과 패기, 번뜩이는 창의적 생각만 있으면 될 것 같다. 물론 그런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학벌도 아주 중요하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IT 스타트업에서 학벌이 중요한 이유는 자본 유치때문이다. 20대 혹은 30대의 젊은 청년들이 만든 회사는 대부분 형편없다. 그들은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지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자본이 없다. 여기서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 할까? 사실 아이디어는 두 번째나 그 뒤인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회사의 인력이다. 이들이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경험을 쌓아왔는지를 평가한다. 창업자들이 좋은 대학 출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능력을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 부분을 이야기 한다.


우선 장병규 대표는 "관련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똑똑한 사람들이 명문대에 있기 때문인데요.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스탠포드 박사 3명이 모이면 무조건 투자를 받을 수 있다""전문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Newstomato) 한편으로 학력자본에서 파생되는 인맥도 있다. 창업자의 동창생들이 같이 일하고 동종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면 굉장한 플러스 요소가 된다. 이와 같이 학력자본은 창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자본유치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연예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연예계는 학력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대중들이 연예인을 평가할 때는 외모, 노래 실력, 연기력, 쇼 프로그램 진행 능력 등을 주요한 요소로 평가한다. 그러나 학력자본은 연예계에서도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명문대 출신의 연예인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이 명문대 출신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연예인은 지적인 이미지를 획득한다. 그 이미지는 광고 모델료나 드라마 출연료, 행사 출연료 등의 화폐가치로 전환된다. 서울대를 졸업한 여배우 김태희는 학력자본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한 명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사회에서 명문대 출신 연예인들은 다른 사람보다 앞선 지점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단순히 명문대를 나왔다는 사실이 화폐가치로 바뀌는 과정은 학력이 자본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력자본은 경제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처음에 언급했다시피 학력자본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경제자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 경제자본이 부족하면 학력자본을 취득하기가 어렵고, 그것은 다시 경제자본을 취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상류층들은 경제자본을 자녀에게 세습시키기 위해 자녀가 학력자본을 취득시키게 만든다. 이것은 결국 부의 대물림이다.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문화자본의 또 다른 양상은 체화된 자본이다. 이것은 연예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방송된 몇 개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연예인 가족이 출연하는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아빠를 부탁해’, ‘유자식 상팔자’, ‘붕어빵등이 있다. 이 방송의 주요 컨셉은 어린 자녀와 연예인 부모가 나와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것이다. 연예인 자녀들은 갓난아기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방송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다.


이들은 가정에서 연예인 부모들에게 방송에 적합한 연예인이 되기 위한 덕목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또 그것을 방송 출연을 통해 실습한다. 방송 출연을 통해 얻게 되는 돈은 물론이고 체화된 자본까지 획득하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버지의 인맥을 이용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방송 출연을 통한 자신의 명성 획득은 향후 연예인이 되었을 때에 엄청난 자본이 된다.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한 연기자의 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배우 조재현의 딸인 조혜정은 그 자신도 배우이다. 그녀는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하기 이전에도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후 단편 드라마에 주연으로 발탁되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어떻게 갑자기 주연이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인맥 때문에 뽑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혹자는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후 인지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뽑았다고 말한다. 둘 중 어느 경우이든 아버지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그녀의 주연 발탁은 감독이 결정하는 문제다. 감독이 그냥 마음에 들어서 뽑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문화자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 같다.


이번 논란에서 많이 등장한 금수저라는 용어가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금수저는 한국에서 최근 유행하는 단어이다. 어원은 은수저에서 나왔다. 은수저는 영어권에서 세습된 부를 의미한다. “The English language expression silver spoon is synonymous with wealth, especially inherited wealth; someone born into a wealthy family is said to have "been 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Wikipedia)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은보단 금을 이용한 언어표현이 많았기에 금수저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경제자본의 세습뿐만 아니라 문화자본까지 세습되고, 다시 그 문화자본이 경제자본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본 대중들의 박탈감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연예계에서 나타난 문화자본의 세습은 2015년 현재의 한국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학력자본의 획득을 위한 유학은 단순히 학력자본의 획득만이 아닌 체화된 자본까지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최근 일부 상류층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바이올린, 첼로 등의 악기 연주, 미술작품 감상, 골프, 승마 같은 전통적인 귀족적 교육 뿐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세계 각지 여행을 시킨다. 방학 때 학원에만 보내서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단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더 이상 교육에만 매달리지 않는 것은 어차피 돈은 돈이 벌기 때문이다. 중간계급들의 경우 자신들이 가진 자본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들은 자녀들이 최대한 빨리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서 돈을 버는 것을 원한다. 반면 부유층들은 조급하지 않다. 그들은 자녀가 공부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살아오면서 축적한 문화자본을 통해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20대 중후반에 사회에 진출했을 때 그들이 가진 문화자본은 또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유학생 출신들이 서울의 이태원, 홍대, 강남 등지에 식당이나 술집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유학생활 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문화자본으로 축적되어 경제자본으로 변환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이 쌓아온 경험은 문화자본이라는 형태로 축적되고 경제자본으로 전환된다.

 

3. 결론

 

위에서 살펴본 내용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국사회에서 문화자본은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역사는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했다. 누구나 공평하게 문화자본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 십 년이 지나며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나라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경제자본을 축적한 계급이 탄생했고, 그 계급은 자신들의 경제자본을 지키기 위해 문화자본을 이용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성은 더 단단해졌다. 이것이 젊은 세대 내에서 헬조선, 금수저 담론이 유행하는 이유이다. 계급이 고착화 되어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상류층들이 경제자본 뿐만 아니라 문화자본까지 독점하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에 좋지 않다. 물이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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